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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열차서 얻은 전력만큼
전기료 공제해줘 20억원 절감
韓,유벳 토토철도 밖에서 전력 사용 못해
7만명이 1년간 쓸 분량을 낭비
지난 10일 오전 11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하철 1호선(L1) 벨비체역 앞.출구에서 5m쯤 떨어진 지상 주차장 한쪽엔‘100% 녹색 에너지 인증’이라는 문구가 적힌 전기차 충전기 2대가 놓여 있었다.지하철이 멈출 때 만들어진 전기와 태양광 발전 전력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설이다.지하철을 비롯한 전기 열차는 속도를 줄일 때 바퀴가 모터를 거꾸로 돌려 전기를 만드는데,이것을‘회생 전력’이라고 한다.바르셀로나교통공사는 연간 약 14GWh(기가와트시)의 회생 전력을 통해 130만유로(약 20억원)의 전기 요금을 절감하고 있다.
스페인을 포함해 유럽 각국은‘탄소 중립’을 위해‘회생 전력’을 활용하고 있다.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을 갖추고도 미비한 법과 제도 때문에 회생 전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코레일 집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철도에서 1185GWh가 만들어졌는데,이 가운데 115.5GWh는 사용되지 않고 버려진 것으로 추산된다.약 7만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국내는 회생 전력에 대한 법적 정의나 이를 측정할 별도 근거가 없다.남는 전력을 저장하거나 철도 밖에서 활용할 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다.이 때문에 유럽에선 상가나 가정 등 민간에서도 사용되지만,우리나라는 인근 열차에만 사용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유럽에선 회생 전력을 만들 수록 전기 요금을 아낄 수 있다.EU는 2015년 시행된 집행위원회 규정에 따라 열차가 사용한 전기와 회생 전력을 모두 측정하도록 했다.신규 차량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전기와 생산하는 전기를 모두 측정하는‘양방향 계량 장치’설치를 의무화한 것이다.이 장치를 통해 철도 운영사는 열차가 만들어 돌려보낸 전력량을 측정하고,그만큼을 전력 사용량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전기 요금을 아끼기 위해 기업들이 회생 전력 생산 성능이 높은 열차를 도입하고 설비를 갖추는 데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회생 전력이 일종의‘전기 저축’처럼 활용되기도 한다.한 노선에서 남은 회생 전력을 공공 전력망으로 보내면,다른 지역의 노선에서 그만큼의 전기를 추가 전력망 이용료 없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벨기에 철도 인프라 관리 기관인 인프라벨(Infrabel)의 바트 판데르스피헐 에너지 담당은 “고속열차 한 편이 멈출 때 약 8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이 만들어지는데,이를 다른 노선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열차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앞으로 열차 회생 전력 발전 효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코레일은 국내 철도에서 만들어지는 회생 전력이 2030년 1608GWh로 2024년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대형 원전인 한울 1호기 연간 발전량의 5분의 1이자,100만명이 가정에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하지만 지금처럼 법과 제도가 미비하다면 2030년엔 연간 9만명이 가정에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156.7GWh)가 버려질 것으로 추정된다.약 310억원(코레일 추산)에 달하는 전기를 날리는 셈이다.
박영 국립한밭대 전기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열차가 만든 전기에 값을 매기면 관련 기술에 투자할 유인이 늘어나고,전기 요금을 아껴 차량과 편의 시설 등에 재투자할 수 있어 승객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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